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온열 암 치료에 대한 표준 치료 지침이 아직까지도 마련되지 않은 매우 아쉬운 현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온열 암 치료는 각각의 기계별 출력 범위가 다른 장비들이 혼재된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의 열량(Thermal Dose)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여 기계마다 각기 다른 프로토콜을 적용해야 하는 현실임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국소 부위 고주파 온열 암 치료에 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장비는 13.56M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정전용량(capacitive) 방식의 장비이다. 이들 장비 중 국제표준에 따라 온열치료 준비와 실행 과정 및 암종별 적용 가능한 프로토콜 및 암 치료 지침을 제대로 갖춘 장비를 기준으로 고주파 온열 암 치료 프로토콜을 소개하고자 한다.
치료 프로토콜 소개에 앞서, 13.56MHz 무선 주파수를 공통으로 사용하는 온열 암 치료 장비들을 살펴보자면, 어떤 기계는 ‘최대 출력이 150W면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다른 기계는 ‘최대 200W 출력을 탑재하고 있어 우수하다’고 한다. 또 다른 기계는 ‘300W 출력을 탑재해 더 낫다’고 한다. 명확한 근거나 고출력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150W 출력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던 제조사는 해당 장비를 단종시키고 다음 출시 모델에는 최대 350W 출력을 탑재했으며, 더 나아가 600W급의 새 제품을 연이어 런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13.56MHz 고주파는 단파장(Short Waves)으로, 파장이 매우 짧다. 13.56MHz의 고주파 신호에 의해 인체에 전자기장(EMF)이 유도된다고 하더라도 뼈, 지방층 등을 침투하여 심부 조직까지 열 도달(Heat Delivery)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 높은 출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암이 위치한 인체 깊숙한 조직까지 목표 온도를 올리기 위한 가온력(Heating Impact)은 스텝-업(Step-UP) 가온 방식을 사용하게 되는데, 저출력부터 고출력까지 조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고출력을 탑재한 장비여야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 온열 종양 학회에서는 정전용량방식 장비의 출력을 최대 600W로 갖춰야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주파수의 물리적 또는 생물학적 특성에 대해 필자는 앞선 칼럼을 통해 전한 바 있으며, 오늘 이 칼럼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도움이 될 칼럼들을 참고하시라 잠시 소개한다.
· 4편 온열치료를 위한 검증된 주요기기
· 6편~8편 온열치료의 핵심, 열량(Thermal Dose)과 온도 검증 1부, 2부, 3부
· 18편 고주파온열암치료의 핵심, 열량(Kcal) 흡수
· 21편 국내 시판 중인 온열 암치료기의 이해
· 33편 시판중인 국소부위 온열암치료기별 특성 비교
· 34편 고주파온열암치료기 무선주파수(RF)별 침투 깊이에 대한 이해
· 36편 정전용량방식의 고주파 온열 암치료 장비의 선택기준은?
유럽에서 수십 년 동안 임상에서 검증을 마친, 암 치료에 있어 종양 치료를 다룬 대부분 출판 임상 논문의 결론은 환자의 생존율, 무질환 생존율 및 삶의 질은 환자가 열량을 흡수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전하는 국소 부위 고주파 온열 암 치료에 대한 프로토콜은 이 분야의 전문가인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병원 S. Maluta교수가 정리한 국제기준에 부합한 프로토콜을 그 기준으로 삼았다.
우선, 온열요법은 방사선 요법 및/또는 화학요법과 같은 종래의 암 치료와 결합하여 수행해야 한다. 온열치료의 주요 적응증과 치료는 2004년 국제 온열치료 전문가 그룹이 일본 오사카에서 가진 국제 합의(The Kadota Fund International Forum 2004-Clinical group consensus)에서 정한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른다.
필자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600W 출력을 탑재한 독일, 셀시우스TCS 장비와 이탈리아, 하이딥600WM이라는 장비를 동시에 사용하여 왔다.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치료 프로토콜은 셀시우스 TCS가 단종된 관계로 하이딥600WM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하이딥600WM장비의 사용자는 장비의 전력 공급장치, 암종별 맞춤 치료 프로토콜 프로그램 그리고 이 시스템에 삽입된 여러 기술적 모드와 장비 사용 중 경보에 대한 지식, 사용 및 유지 보수 설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사항을, 근거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다.
온열 암 치료 장비
하이딥600WM 장비는 편익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온열치료 장비로서, 한 쌍의 활성화된 안테나(전극)를 통하여 각 전극이 13.56MHz의 고주파 신호를 발사해 상호작용하여 작동하는 정전용량 방식 시스템이다. 안테나는 두 가지 크기(지름170mm과 270mm)가 있으며, 단전극 시스템 및 방사(radiative)방식 시스템이나 마이크로웨이브 시스템으로 치료하기 힘든 뇌종양을 포함하여, 다양한 고형 종양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하이딥600WM만의 독보적인 안테나는 인체를 감쌀 수 있는 재질과 형태로 사용이 용이하고 피부에 접촉하는 안테나 안쪽 면에 냉각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6 ~ 28°C 범위에서 냉각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쿨링 시스템은 400W 이상의 출력으로 치료할 때 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온-오프 신호 개폐 디지털 진폭변조(OOK-ASK) (각주 1)
하이딥600WM장비는 자신만의 고유한 진폭편이변조 주파수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탑재하고 있어 이 장치는 온열치료의 이점을 감소시키거나 상쇄시킬 수 있는 현상인 열 내성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진 열 충격 단백질의 생성을 회피하거나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는 반송 주파수인 13.56MHz 고주파 신호를 변조하기 위해 5 ~10,000 Hz 대역의 일련의 특정 주파수를 생성함으로써, 또한 생체 공명 현상을 통해서도, 세포막 전위를 정상값으로 복원시키는 역할을 한다.
치료실
치료실에는 온열치료 장비와 환자가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침대를 배치시킬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치료실은, 장비로부터 동축 케이블에 의해 연결된 안테나가 환자의 치료 부위와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안테나를 환자에게 배치할 때, 안테나가 운영자로부터 올바른 거리에 위치해 있도록 한다.
여름철, 특히, 하루에 여러 번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장비 운용에 적합한 온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에어컨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 이것은 장비의 운영 환경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편안한 환경을 조성한다.
치료실의 조명은 환기가 가능한 개구부(창 또는 프렌치 도어)를 통해 자연광으로 조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인공조명은 환자의 긴장 완화를 위해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
장비의 품질관리
운영자는 치료 세션 시작, 약 10분 전부터 장비를 가동시켜야 한다. 모든 것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치료 시작을 위해 각 준비 단계를 하나씩 점검해야 한다.
위험 분석을 수행 및 치료의 재현성과 전체 치료 순서를 보장과 온열 치료 중 사용하는 형태(치료 태그, 환자의 사전 동의, 정보 시트)를 평가하기 위해 인증받은 전체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것이 좋다.
운영자를 위한 지침
담당의와 운영을 보조할 운영자는 장비 공급사가 제공하는 별도의 기술 교육 과정 이수가 필요하다. (운영자의 부재를 대비한 최소 2명 이상의 운영자와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1명 교육 이수 필수)
운영자는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 진행 중, 치료실 내부 또는 근처에 상주하며 환자의 요청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가급적 10~15분 간격으로 피부 화상이나 다른 부작용과 같은 의심스러운 증상을 느끼진 않는지 환자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환자의 상태변화에 따라 의료진의 판단이나, 환자가 요청한 경우에는 치료를 일시 정지할 수 있으며 또한, 환자의 위치가 변경될 때마다 일시 정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정전기 방지를 위한 피복과 고무 밑창을 사용한 신발 착용을 권고한다.
온열치료의 금기사항 (치료 제외 기준)
환자의 방문 진찰 및 병력에서 심부 또는 표면이든, 온열치료의 사용에 금기증인 조건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금기 사항으로 보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I. 심장 박동 조율기를 이식한 심부전
II. 환자가 치료에 협력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뇌 혼란, 동맥경화증, 알츠하이머)
III. 활성 폐결핵 또는 다른 급성 감염
IV. 진행성 간 경변
V. 치료할 부위에 피부 염증 또는 궤양
VI. 경련 발작 소인(성향)
VII. 임신
VIII. 피부 민감도 감소 또는 상실 (신경성 질환, 탈수초성질환, 다발성 경화증 또는 다량의 마약 복용)
IX. 금속 보철물(고관절 보철물 또는 유사한), 모든 혈관-자기 클립, 가온 될 신체 부위 근처에 있는 강자성 이식
환자 동의 및 치료 준비
온열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오는 암 환자는 때로는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환자를 접수 받을 때 어려울 수가 있다. 따라서, 지침과 근거 기반 치료지침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동의에 따라 치료 계획을 정의하기 위해 종종 환자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환자가 치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운영자는 환자에게 온열치료의 이점, 부작용으로 인한 경미한 손상 가능성 및 기타 가능한 다른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사전 동의를 얻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 전, 환자는 장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을 듣고, 치료 중 기계에서 발생하는 작은 소음이나 세션 중에 경험하는 통증, 화상 또는 기타 불쾌한 느낌을 운영자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환자가 착용 중인 금속 물체 (목걸이, 팔찌, 시계)를 제거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약 1시간에 걸쳐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환자의 위치는 최대한 편안해야 한다. 치료하는 동안 환자의 위치를 재조정할 수 있지만, 운영자가 치료가 필요한 해부학적 부위에 손을 뻗어 도달할 수 있도록 머리를 살짝 들어 올린 상태에서 몸을 따라 팔을 뻗은 앙와위(배와위) 자세를 권고한다. 가온시킬 목표 부위에 맞추어 환자의 위와 아래에 안테나를 배치시키도록 한다. 환자의 특정 해부학적 문제나 특정 자세의 통증 또는 전체 치료 기간 동안 동일한 자세로 유지가 불편한 환자는 권고 자세와는 다른 위치로 변경할 수 있다. 고정적인 앙와위(배와위)자세만을 요구하는 타 장비와는 다른 환자가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 하이딥600WM장비만에 특징이다.
어떤 치료 자세를 선택하든 가열 목표 부위는 항상 2개의 안테나 사이에 있어야 하며, 안테나는 서로 평행하게 위치되어야 하고, 적절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지지대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제공하는 탄성 밴드를 사용해 안테나가 치료 중 제자리에 고정될 수 있도록 한다.
위생상의 이유로 환자가 치료 부위를 커버하는 흰색 면 셔츠를 착용하거나 안테나용 흰색 멸균 거즈 커버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 온도를 감시할 수 있도록 별도의 온도계를 사용해, 치료 시작 전 조사 부위의 중앙에 위치시켜 측정하고 기록한다. 치료 세션 종료 후, 안테나와 접촉한 피부는 온도가 특히 높을 수 있는 점을 유념하여 치료 시작 전과 동일한 위치에서 온도를 측정해서 기록한다.
치료의 종료 후, 피부에 불그스름한 적당량의 홍반이 허용된다.
안테나 선택과 위치 결정(표재성 종양과 심부 종양 온열치료)
안테나의 선택은 온열 치료할 암의 유형(표재성 또는 심부)과 치료의 위치 및 종양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정전용량 방식의 장비는 무선 주파수가 깊이 침투하므로 주로 심부 온열치료를 수행한다. 그러나, 직경이 서로 다른 2개의 안테나를 조합하여 사용하면 더 작은 직경의 안테나를 치료할 병변 바로 위에 위치시켜 표면 쪽으로 열이 더 많이 축적되므로 표재성 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 심부 온열치료의 경우, 가온 부위의 용적에 따라 큰(270mm) 또는 작은(170mm) 직경의 안테나를 선택한다. 안테나는 항상 한 쌍으로 서로 마주 보는 방향으로 위치시켜야 하며, 심부 온열치료의 경우 동일한 직경을 선택한다.
의료진이 안테나의 위치를 정하는 데 있어서 다음 4가지 사항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 두 개의 안테나는 서로 평행을 이루어야 하며, 표면에 열이 모이는 지점이 없도록 무선 주파수의 일정한 경로와 균일한 가온이 되도록 해야 한다.
2) 밴드를 적절히 사용하여 가온 될 영역에 안테나를 배치하고 치료하는 동안 위치를 유지시켜야 한다. 안테나가 변형되지 않도록 너무 팽팽하지 않도록 사용하되, 이로 인해 전자기파 전송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안테나는 배치할 때 위생상의 이유로 가온 표면이 피부에 직접 접촉 시, 땀이 생기지 않도록 환자가 흰색 티셔츠를 입거나 피부 위에 흰색 거즈를 대거나 안테나용 흰색 거즈 커버를 택일하여 사용해야 한다.
4) 핫 스팟(Hot spot) 지점을 없애기 위한 예방 조치로, 치료 중 수 초 이내에 안테나의 위치를 1-2회 정도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치료 중 동일한 장소에 열 정체(방사선 에너지가 축적) 발생을 막고 무선 주파수의 우선 경로를 수동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이다.
이어지는 2편의 칼럼에서는 고주파 온열 암 치료의 치료토콜에서 필수적으로 안내해야 하는 온열치료 관리와 병용요법 시 치료 순서, 치료 세션과 사이클 그리고 열 내성과 부작용 등에 대해 전하도록 하겠다.
각주1)
OOK: On-Off-Keying(온-오프 개폐 변조방식): 일정한 진폭의 반송파를 온-오프하여 전송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신호가 1이면 온이되고 0이면 오프시키는 변조 방식이다.
ASK: Amplitude Shift Keying modulation(진폭 편이 변조): 진폭 편이 방식은 디지털 신호 전송에 사용하는 변조 방식의 하나로, 전송 데이터의 스트림에 대응하고 반송파의 진폭을 변화시기기 위한 송신 데이터를 보내는 방식이다. 디지털 신호가 1일 때는 높은 진폭을 디지털 신호가 0일 때는 낮은 진폭을 보내는 AM디지털 전송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