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치료 전문가 강상만 칼럼니스트

이번 주 칼럼은 췌장암과 온열치료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췌장암은 치료가 어렵고 진행 및 전이가 빠르며 사망률도 매우 높은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온열치료에 관심을 처음 가진 20년 전에도 주변에 많은 췌장암 환자가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투병 중인 췌장암 환자들이 다수인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한국에 온열 치료법을 소개했던 2005년, 한 췌장암 환자께서 애타는 눈빛과 함께 독일 병원에서 사용 중인 고주파 온열 암 치료기를 구할 수 없는지를 묻던 그 순간은 지금도 또렷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또 다른 췌장암 환자분은 독일 하이드로선사의 위라(wIRA)기반 근적외선 조사기로 치료받는 모습을 독일 현지의 지인으로부터 전해 받고 국내에서 제조한 일반 광선조사기로 흉부에 적외선을 쬐다 피부 화상을 입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이드로선사의 특허 기술인 위라(wIRA)의 작용으로 화상 없이도 표재성 암(피부층에 가까운 병변)을 치료하는 것으로 독일 현지에서 사용하는 실정을 몰랐던 췌장암 환자의 입장에서 무엇이든 해 보려는 환자의 절실한 심정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을 것이다.

비교적 최근, 필자와의 췌장암 환자의 만남은 1년 전이다. 항암 투병 중이었던 그는 온열치료 병행에 관한 상담을 요청하였는데, 그 만남으로부터 3개월도 안 되어 유명을 달리했다. 이렇게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필자의 주변뿐 아니라,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는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 매우 많을 것이다.

심각한 췌장암 환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다른 암에 비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 췌장암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또한, 체내 깊숙하게 자리 잡은 췌장은 초음파 등의 방법으로는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증상 발현 후라면 통계상 80% 이상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즉, 15~20%만이 절제술이 가능한 상태로 진단되기에 치료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대다수의 환자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하더라도 1~2년 내 50%가 재발을 한다는 통계 보도가 있다. 또한, 췌장암은 간, 위, 십이지장 및 담관 등 인접한 장기로 빠르게 퍼질 수 있고 혈관 및 림프관을 통해 간 또는 폐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는 침습성이 강한 특성이 있다.

췌장암은 치료 시,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높은 암종 중 하나로 표준 치료에 대한 반응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췌장 조직의 미세환경에서 비 종양세포로 구성된 밀집된 스트로마(Stroma) 세포의 축적과 변이된 유전자 때문이다. 스트로마는 혈관 형성을 방해하고 약물 전달을 저해하며 산소 공급을 차단하여 저산소(Hypoxia) 상태를 유발한다. 이러한 저산소 미세환경은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민감성을 저하시켜 치료 예후에 악영향을 준다. 또 다른 표준 치료인 방사선 치료의 경우, 체내 깊은 곳에 위치한 췌장의 특성상 주변 장기에 손상을 줄 위험이 높다는 점도 치료 옵션이 제한받는 이유이다.

[표 1] 주요 암종 요약병기별 5년 상대 생존율 추이(2018-2022) (출처: 국가암정보센터-통계로 보는 암)

또한, 췌장암은 빠른 진행을 보여 대부분의 환자가 진단 후 생존 기간이 다른 암종에 비해 짧다는 점과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체중감소, 황달, 통증 등이 빠르게 나타나며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켜 예후를 나쁘게 한다. 2018년~2022년 조사된 주요 암종 요약 병기별 5년 상대 생존율 추이에 따르면, 모든 병기를 합한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평균 22.375%로 모든 병기의 모든 암의 5년 상대 생존율 평균 63.32%의 약 1/3의 수준에 그친다. 더군다나, 췌장암에 의해 원격 전이가 발생한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은 모든 암종 중 가장 낮은 2.6%를 보였다. 이렇듯 췌장암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으며 최근 20년 동안 매우 느린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절제 가능한 췌장암의 표준치료법은 탐색적 개복술로, 종양 절제 진행 시 보조화학요법이 추가된다. 여기에 생존율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신보조항암요법 후 방사선요법은 관련된 연구 중 두 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은 조기 종료되었고 2016년 완료된 무작위 다기관 임상시험에서 추가적으로 평가되었다.

췌장암 치료에 있어, 온열치료가 보조 요법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와 병행할 때 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근거들이 있다.

Giammaria F. 등 (2023) 의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다기관 후향적 연구에서 온열요법과 화학요법을 병행한 환자이 화학요법 단독 치료군보다 전체 생존 기간(OS)이 20개월 대비 9개월(p<0.001)로 유의하게 길었으며 또한 부분 반응률이 높고 질병 진행률이 낮았다고 밝혔다.

R. D. Issels 등 (2023) 이 실시한 무작위 임상시험인 절제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지역적 온열치료(RHT)를 시스플라틴과 병행하여 젬시타빈과 함께 투여한 군(GPH)과 젬시타빈 단독군(G)을 비교했다. 질병 무진행 생존기간(DFS)은 GPH 군에서 12.7개월, G 군에서 11.2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394).

C. Maurici 등 (2022) 의 화학요법과의 온열치료 병행 효과에 대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온열치료가 젬시타빈, 5-FU, 시스플라틴 등과 병행 시 항암 효과를 증강시키며, 특히 젬시타빈 저항성 세포주에서 세포 이동성과 침습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 Van der Hosrt 등 (2018) 의 체계적 문헌 고찰 결과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 395명을 대상으로 한 14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온열치료를 병행한 환자군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이 11.7개월로, 대조군의 5.6개월보다 길었으며 또한 전체 반응률도 온열치료 군이 더 높았다(43.9% vs 35.3%). ([표 2] 참조)

▲[표 2] A. Van der Hosrt et al.(2018)의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에 따른, 췌장암 환자 395명을 대상으로 한 14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본 연구는 췌장암 환자의 방사선치료 및/또는 화학요법에 온열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췌장암 환자의 반응률 및 생존율을 긍정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함과 동시에 온열치료의 잠재적 이점을 조사한 최초의 체계적 고찰이다. 그러나 온열치료의 잠재적 이점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종양 단계, 치료(온도 포함), 반응률 및 반응 지속 기간, 전체 생존율, 삶의 질(QOL) 및 독성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가 포함된 무작위 임상시험(randomized clinical trials)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임상시험은 중개연구(translational studies)를 포함해야 하며, 이를 통해 고주파 온열 암 치료가 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 효과를 증강시키는, 보다 세밀한 기전(mechanisms)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1] 양전극capacitive방식의 고주파 온열암치료기의 췌장암 치료

췌장암의 치료에 있어서 알려진 온열치료의 주요 효과는 다음과 같은 기전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첫째, 온열치료는 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에 있어 보조적으로 사용할 경우 약 40~44℃의 온도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하여 암세포에 대한 화학 감작제 및 방사선 감작제의 역할을 하게 한다. 또한 혈류 증가로 인해 산소 공급이 개선되며, 이는 방사선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췌장암은 밀집된 스트로마(Stroma)에 의해 저산소(Hypoxia) 환경을 가지고 있어 방사선 및 화학요법의 효과가 저하된다. 온열치료는 혈류를 개선하여 스트로마에 의한 저산소 상태를 완화하여, 암세포가 방사선/항암치료의 효과가 잘 작용하도록 유도한다.

셋째, 온열치료는 DNA 복구 과정을 방해한다. 암세포의 DNA손상을 증가시키며 치료 후 더 쉽게 사멸하도록 유도한다.

온열치료는 췌장암 치료에서 유망한 보조 요법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러나 여전히 몇 가지 중요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의 질적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후향적이거나 소규모로 진행됐으므로, 보다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시험이 필요하다. 또한, 온열치료의 적용 방법, 온도, 시간 등의 표준화가 부족하여 치료 결과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 수립이 고려된다. 일부 환자에서 피부 화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는 점은 치료의 효용성을 비추어 볼 때 온열치료 중 좀 더 세심한 관찰을 추가한다면 부작용 발생을 낮추는 더 효과적인 치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췌장암 치료에 있어서 온열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온열치료는 예후가 극히 나쁜 췌장암의 치료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전도유망한 옵션으로, 특히 항암제 저항성을 극복하고 종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독립적인 치료보다는 기존 치료와 병행할 때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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