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온열치료의 핵심, 열량(Thermal Dose)과 온도 검증-3부(칼럼 8편)’에서 언급한 대로 임상에서 충분한 열량을 제공하기 위한 기준과 온도 달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13.56MHz 주파수를 사용하는 정전용량방식(Capacitive)의 고주파 온열치료는 두 개의 전극 사이에 놓인 환자의 종양 조직에 높고 균질화된 전자기장을 형성해야 한다. 온열치료의 작용기전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종양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낮은 전기 저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주파 온열치료는 전류가 강화돼 종양세포 위를 흐르며 전하 상태와 기능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열전류 현상은 일반적으로 정상세포의 막전위(membrane potential)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종양세포의 막전위를 극도로 감소시키므로 불안정해진 종양 세포막을 쉽게 침투하여 종양세포를 사멸 또는 괴사시키는 것이 바로 고주파 온열 암 치료의 원리이다.
여러 암종에 따라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 그리고 면역요법 등의 고식적인 치료법들과 함께 궁극적으로 종양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고주파 온열 암 치료는 낮은 열용량(Low thermal dose)을 통한 종양세포의 자멸사 및 높은 열용량(High thermal dose)을 통한 종양세포 괴사가 가능하다.
칼럼 8편에서도 제시했던 [그림1]을 보면 150W의 출력에너지로 60분 동안 가온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총열량은 129.1Kcal이며, 이를 KJoule로 환산하면 504KJ이다. 반면 300W의 출력에너지로 가온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총열량은 258.1Kcal로 이는 1,080KJ에 해당한다.
이는 인체 내 특정 조직에 온도 43℃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58Kcal의 열량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를 60분간, 300W의 출력에너지를 주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150W의 출력으로 가온한다면 CEM 43℃의 온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2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지난 칼럼 8편에서 언급됐던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교 모로시 교수(각주 1)의 열량과 온도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장비로 단순히 열을 공급하는 것과 인체 심부를 가온해 종양에 43℃의 에너지를 흡수하게 하는 것은 엄밀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치료장비로 열을 공급하는 것은 순수한 기술적 요소로 볼 수 있는 반면, 살아있는 생물 조직에 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양한 생물학적 요소나 생리학적 요소가 수반돼야 한다. 결국, 열에너지 흡수는 이러한 요소의 경쟁(세포외액 이온 간의 충돌, 고주파 진동에 의한 뒤틀림 등과 같은 생체 열 생성)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온열치료에 의해 공급된 열은 종양 주변 건강한 조직의 혈관과 종양 자체의 혈관 모두에서 혈류에 의해 열이 씻겨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종양 조직에 공급된 열은 조직 혈관의 낮은 탄력성으로 인해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종양 조직의 열 흡수가 지체되고 치료 온도인 43℃에 도달하더라도 지속적인 열 공급이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정상조직보다 "열 씻어내기" 과정이 상대적으로 더딘 종양 조직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열 공격에 의해 세포 자멸사 상태에 이르지 않기 위해 세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전이 암세포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림 1] 와트별 시간당 전달 열량을 요약하자면, 300Watt의 높은 출력을 60분 동안 가하면, 258.1Kcal의 열 분출을 만들어 목표 조직에 확산되지만, 피부 위에 놓인 전극의 쿨링 시스템을 통해 심부 가온열이 피부층까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피부층을 화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심부 가온열이 높더라도 환자는 신체 깊은 곳에서 따스함을 느낌과 동시에 인체에는 전혀 해롭지 않은 38.5℃~39℃의 “인공적인 열”을 얻게 되는 셈이다. '온열치료의 작용기전: 전신 온열요법과 면역_1부(칼럼 9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38.5℃~39℃ 범위의 인공적인 열은 면역체계의 자극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암 치료에 이로운 요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온열 암 치료의 상황을 살펴보면 국소 심부 가온에서 통상 환자가 얻는 열량은 60Kcal~100Kcal 범위로 이는 250KJ~420KJ로 환산되며, 안타깝게도 매우 낮은 열에너지 수준이다 (심부에 43℃의 온도가 전달되려면, 300W로 1시간 동안 가온했을 때, 258Kcal 혹은 504KJ을 획득해야 함). 특히, 13.56MHz 고주파를 사용하는 병원들은 이에 대해 깊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환자라면 충분한 열량 흡수가 치료 효과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각별히 유념하여 고주파 온열치료에 임하길 권장한다.
실제로 필자가 2012년 OO요양병원에 설치된 13.56MHz 고주파온열암치료기 A장비를 이용해 상복부 위치한 암을 치료받는 환자의 1회부터 10회까지의 온열치료 결과지를 입수하여 분석해 보았다.
위 [표1]을 보면, 매회 치료 시간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치료를 위해 기계에 특정 출력량에 도달하게끔 프로그래밍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치료 시간이 들쭉날쭉하다면 병원 입장에서는 치료 스케줄과 장비 운용에 문제가 발생하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치료 시간에 불편은 물론 치료 신뢰성에 의구심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장비의 치료 시간을 60분으로 강제 고정한다면, 환자가 받는 열 흡수량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표1]에서 추가로 살필 수 있는 정보는, 이 장비의 10회 치료 평균 출력량은 269KJ으로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면, 환자는 10번의 고주파 온열 암 치료를 받았지만 회당 평균 64Kcal를 흡수한 것이다. 효과적인 심부 암 치료 온도인 43℃를 목표로 할 때 필요한 열량인 258Kcal의 1/4 수준에 그친 셈이다.
반면, 독일 셀시우스 TCS 장비로 동일 환자를 치료해 얻은 결과인 [표2]를 살펴보면, 매회 동일하게 50분씩 총 10회 고주파 온열 암 치료를 진행하였으나 더 높은 출력으로 치료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평균 에너지는 오히려 A장비보다 더 높은 367KJ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환산해 보면, 회당 평균 87.4Kcal의 열량을 환자가 흡수한 셈이다.
이 결과는 [표1]의 장비보단 셀시우스 TCS가 더 높은 열량을 공급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나 43°C의 온도 목표에 필요한 열량인 258Kcal의 1/3 수준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 칼럼 6편에서 독일 사힌바스 박사팀의 셀시우스 TCS 장비를 이용한 71세 남성 간암 환자의 실제 침습적 온도측정 실험에서, 사힌바스 박사는 쿨링 온도 8℃로 60분 동안 110W~200W의 출력으로 총 590KJ의 출력을 환자에게 주었으며 환자의 간에서 42°C라는 실제적인 온도를 얻었음을 제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케이스인 67세의 여성 간암환자에게는 쿨링 온도를 14℃로 설정하고, 60분간 100W~190W 출력으로 총 496KJ까지 출력을 주었을 때, 피크 온도는 38.7℃에 그쳤다. 이 시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효과적인 고주파 온열 암 치료를 위해서는 고출력이 필요하지만, 환자를 고출력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설정 쿨링 온도를 낮춰야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아래의 [표3]을 통해 최신 기술이 탑재된 이탈리아 하이딥600WM의 상복부에 위치한 암종의 치료 프로토콜을 살펴보면, 첫 세션부터 고출력을 환자에게 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이딥600WM의 평균 열량 목표는 위에서 효과적인 치료 조건으로 제시된 열량인 258Kcal에 달하므로 심부 종양에 43°C라는 실제 온도가 도달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258Kcal는 출력 에너지양으로 따지면 1,080KJ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흡수 에너지다.
지금까지 온열치료는 암 치료에 있어서 출력(온도)과 치료 시간의 관계가 중요하고 이는 환자의 생존율 및 치료 반응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임을 여러 연구 결과가 말하고 있음을 전하였다. 그러나, 임상에서 심부에 높은 온도에 도달하게 하는 고출력 테크닉이나 운영 기술에는 장비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고주파 온열 암 치료 중 상승하는 출력 에너지를 환자가 어떻게 참아낼 것인가는 눈여겨보아야 할 포인트다. 높은 열량을 목표로 가온 시간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장비에서 끊임없이 발사하는 출력에너지가 올라갈수록 환자는 견디기 어려운 뜨거움이나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무거운 전극과 피부 표면의 냉각을 위한 차가운 물주머니로 인해 치료 중 환자가 인내해야 하는 측면의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낮은 출력에너지에서 치료를 시작하여 높은 출력에너지까지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며 단계별로 가온하는 것은 고주파 온열 암 치료에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제시된 문제를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해결한 하이딥600WM 장비에서는 이러한 고민 없이 충분한 열량에 도달할 수 있다. 하이딥600WM은 여타 고주파 온열 암 치료 장비와 동일한 13.56MHz의 고주파를 사용하지만, [표3]의 프로토콜에 제시한 바처럼 높은 출력에너지로 치료를 시작해도 환자들이 잘 순응하고 편안한 열감을 느끼는 이유가 있다.
하이딥600WM 기기는 타 장비들처럼 13.56MHz 고주파 신호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를 공명시켜 주는 디지털 진폭 변조 주파수(Digital ASK-OOK)(각주 2)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특허받은 전극에 그 노하우가 있는데, 유연한 소재와 함께 쿨링 영역의 부피를 혁신적으로 해결해 탑재한 하이딥600WM만의 전극으로 치료 시, 저항이 낮은 조직 또는 지방층에 열을 정체시키지 않고 조직에 균질하게 열이 확산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이딥600WM을 이용한 고출력 에너지양 프로토콜은 환자 적용 및 순응은 임상 연구에서 증명됐다. 종양학 분야에서도 저명하고 SCI 저널로 분류하는 Clinical and Tanslational Oncology에 2019년에 게재된 ‘진행성 종양에 대한 방사선치료와 심부 국소 온열요법 병행 치료 프로그램의 타당성이라는 다기관(Multi-center) 전향적 임상 연구(Prospective Clinical Trials)’에서 방사선 치료와 함께 하이딥600WM으로 온열 치료를 주 2회씩 실시하였다.
이 전향적인 연구에서는 하이딥600WM장비의 열용량을 뇌종양 및 두경부 종양에는 150W, 유방암에는 250W, 흉부와 복부 그리고 골반종양 환자에게는 400W의 고출력 에너지를 주었으며 높은 치료 순응률을 관찰하였다. 실제로, 치료 세션의 85% 이상이 치료프로토콜에서 제시한 에너지(W90treat)의 90%에 도달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어떤 환자도 표준 방사선 치료/전신 화학치료 중 온열치료로 인한 독성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가 없다는 점이다. 151건의 사례 중 13건(8.6%)에서만 불쾌감, 견딜만한 피부 화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매우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위 전향적 임상 연구에서와 같이 열량 기준으로 고주파 온열 암 치료를 살펴볼 때, 심부 가온의 경우 환자가 1회 세션을 기준으로 60분 동안 최소 200Kcal 이상의 열량을 흡수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치료 세션을 거듭할수록 췌장암과 같이 깊이가 있는 암 종들에 대해서는 250Kcal의 열량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권장한다. 앞선 칼럼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낮은 열량에서는 치료 시간 중 혈류가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가 생기다가 다시 원래의 정상범위의 온도로 되돌아 가는 인체의 특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부를 가온하여 최소 200Kcal(=840KJ) 이상의 열량을 흡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방층 및 근육조직에 균질한 열 확산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는 높은 수준의 열량을 환자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열감으로 받아들이는 전제 조건인 까닭이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잘 설계된 검증된 장비와 전극에 노하우가 갖춰져야 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온열치료에서 온도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의 온열치료는 [그림2]의 그래프처럼 38℃~44℃까지 온도 범위가 매우 넓다. 하지만, 장비의 기술 발달과 온열치료 전문가들의 향상된 연구 성과에 힘입어 최근 온열 치료의 경향은 40℃~45℃의 온도 범위를 목표로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 고품질의 온열치료를 위해 제공 열량을 더 높이고 온도 분포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온열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심부 도달 열이 중요한 고주파 온열 암 치료에서 체외인 피부에 온도센서를 장착해 치료 목표 부위의 도달 온도를 추정하는 방식은 소프트웨어적으로 계산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인체는 생물학적·생리적 요인으로 인해 시시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인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소프트웨어적 계산법으로 도출된 결과를 무작정 신뢰하기란 의문이 든다. 더욱이 심부에 침습적 측정을 한것이 아님에도 마치 심부에 온도가 실제로 42.5℃에 도달한 것처럼 디스플레이되는 경우는 환자가 현혹되기 충분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온열 암 치료의 궁극적 목표인 심부 온도 도달에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MRI가 고주파를 자기공명에 의해 심부 영상을 정확하게 도출하듯이, 방사선치료 장비가 계획된 필요 선량을 정확하게 환자에게 조사하듯이, 고주파 온열 암 치료의 원천기술을 가진 하이딥600WM은 세계 최고의 정밀성과 정확도를 자랑하는 독일 지멘스(Siemems)사의 어드밴스드 고성능 디지털 제어 모듈을 탑재하여, 암 치료에 적합한 고주파의 출력과 열량을 정확하게 산출한다. 환자에게 정확한 에너지 출력과 열량을 정확히 전달함은 물론, 치료 시 열량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심부 온도 도달이 검증된 장비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열량(온도)과 시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소 온열 암 치료를 시행하는 데 있어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치료 시간을 60분 또는 50분으로 정해서 시행할 경우 반드시 시간 대비 출력을 비례해서 올림으로써 총출력에너지를 높이는 것이 매우 바람직한 고주파 온열 암 치료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각주:
1. 세르지오 모로시(Sergio Morosi) 교수 - 파비아 대학교, 전자공학과, 공학부, 물리학 II 교수
2. 디지털 진폭 변조 주파수(Digital ASK-OOK): Digital Amplitude Shift Keying-On Off Keying 진폭 전이 키 변조를 이른다. ASK 변조에서 정현파 반송파의 진폭은 변조 디지털 신호와 연관되어 변한다. 논리적 0에 상응하여 가장 단순하고 일반적인 경우 변조된 신호는 진폭 0 또는 0에 가까운 반면, 논리적 1에 상응하여 그것은 변조되지 않은 반송파의 진폭과 동일한 진폭을 갖는다. ASK신호의 스펙트럼은 변조 디지털 구형파의 스펙트럼이 사인 반송파 주파수(13.56MHz)를 중심으로 두 개의 측 대역으로 이동하는 아날로그 진폭 변조의 스펙트럼과 유사하며 점유된 밴드는 이론적으로 무한하다.
References:
1. Ahmed Bettaib et al., Hyperthermia: Cancer Treatment and Beyond, IntechOpen 2013
2. M. Lloret. et. al., Feasibility of a deep hyperthermia and radiotherapy programme for advanced tumors. First Spanish Experience, 2019, Clinical and Translational Oncology 21, 1771-1775
저작권자 ⓒ 엠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