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치료 전문가 강상만 칼럼 ⑨] 온열치료의 작용기전: 전신온열요법과 면역 _ 1부

엠디포스트 승인 2024.06.28 10:27 | 최종 수정 2024.07.05 15:16 의견 0
▲온열치료 전문가 강상만 칼럼니스트

암의 파괴를 촉진하는 열은 무엇일까?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 5편[온열치료의 작용기전]에 대하여 조금 더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유럽온열종양학회가 열렸던 독일의 베를린(ESHO2018)에서 미국 듀크대학교의 마크 드훠스트(Mark Dewhirst)박사(각주 1)와 그의 연구 성과들에 관한 대화를 가진 적이 있는데, 그는 열이 생리적으로 어떻게 종양에 작용하는지, 작용한 열이 종양의 소멸을 앞당기는 일련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언급했다.

열은 혈관 누출을 증가시켜 화학요법이 종양에 더욱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열은 조직의 저 산소화 상태인 종양의 미세환경 속 산소 수준을 증가시키는데, 이때 산소는 세포 내 방사선 및 화학 요법의 적절한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열은 일반적으로 상동성 재조합 DNA 복구경로(세포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이 암세포에 가하는 DNA 손상 수준을 증폭시키며, 국소 온열요법의 경우 복부 내부로의 혈류 또한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01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유럽학회(ESHO2015)에서 필자는 미국 Roswell Park 암 센터의 엘리자베스 A. 레파스키(Elizabeth A. Repasky) 박사(각주 2)와 온열요법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그녀는 미국 열학회(STM)를 이끄는 회장이었으며, 독일 헤켈 사의 전신온열요법(Heckel WBH)기기를 이용한 수많은 연구를 수행해 온 대표적인 면역학자이기도 하다. [사진 1 참조]

[사진1] 2015유럽온열종양학회(취리히)에서, 저자- 스테판 헤켈 - 엘리자베스 레파스키(사진 좌-우순)

그녀는 많은 연구를 통해 온열요법이 종양에 더 많은 산소가 흐르게 하여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가 더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동물 연구에서 온열요법은 면역요법뿐 아니라 암에 대한 자연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많다고 전하였다.

위에 마크 드훠스트 박사 및 엘리자베스 레파스키 박사가 언급한 종양 미세환경에서 열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요약한 그림이다. [그림1 참조]

[그림1] 열이 종양미세환경에 미치는 영향

온열요법의 중요한 임상 효과는 면역 체계에서 기인한다. 그 메커니즘은 항원제시세포(APC)(각주 3)에서 수지상세포(DC)(각주 4)의 진화 및 선천적 반응 세포를 증가시킴으로써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으며, 암 면역치료에 보조요법으로서 온열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연구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레파스키 박사는 전임상 및 임상 데이터 결과, 모두 경미한 온열요법(Mild Hyperthermia)을 추가하면 항 종양 면역 반응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열이 있을 때 관찰되는 향상된 면역 반응성을 담당하는 분자 메커니즘에는 열 충격 단백질(HSP)(각주 5)의 생성, 항원 제시 세포의 활성화 및 림프구 이동의 변화가 포함된다.

온열요법으로 유발된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현재의 임상 시험을 분석하고 암 면역요법에 대한 향후 시험을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암-숙주 면역 경계면에서 받아들여지는 견해는 종양이 면역 체계가 인식할 수 있는 독특한 항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며, 종양 부위에서 항원을 흡수한 후 APC는 림프구획에 들어가 림프구를 프로그래밍하여 강력한 반응을 생성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대량으로 생성 및 확장된 세포독성 림프구는 [그림 2] 설명과 같이, 적응 종양 면역계에 열이 가해짐으로써 표적 세포 살해를 위해 HSP-펩타이드 방출이 발생하고 종양 항원 제시가 증가한다. 또한, 수지상세포의 이동 및 활성화를 유도해 백혈구에 대한 화학 유인물질이 방출되며 백혈구의 활성화 및 종양 부위 이동이 촉진되어 종양 제어기능이 향상된다.

[그림 2] 온열치료를 통한 항 종양 적응면역의 향상. 온열요법은 항원 표적 항 종양 반응에서 최고조에 달하는 종양 항원에 대한 적응 면역을 향상시키는 여러 요인의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온도가 면역 체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온열의 개념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임상 체온 측정의 아버지인 독일 Wunderlich박사(각주 6)는 정상 체온을 37℃로 정의하고 일별 변화에 따른 정상 체온의 동적 범위를 설명하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에 따르면 발열은 생리학적 체온 설정 점의 상승을 유도하여 특정 열 효과기를 통해 심부 체온을 증가시킨다.

이와는 달리, 온열요법은 생리학적 설정 점을 변경하지 않고 심부 체온을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일반 열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온열요법은 열 부하를 증가시키거나 열 방출을 비활성화함으로써 심부 체온 상승을 유도한다.

온열요법에 대한 초기 연구는 고온에서의 세포독성 효과와 종양 세포의 직접적인 사멸에 초점을 맞췄다. 세포나 조직을 1시간 이상 42℃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상당량의 세포 사멸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암 임상 시험 환경 내에서 이 온도 범위를 적용 시 측정 및 일관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종양 조직의 열 절제가 고주파 온열치료와 같이 국소 영역으로 한정되지 않는 한, 크기와 조직 유형이 다른 종양에서는 세포독성 범위의 고열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전신온열치료의 경우, 종양 치료 적용에 있어 국제학회 기준으로 경도(Mild WBH: 38.5도 까지), 중등도(Fever-range WBH: 38.5도 ~ 40.5도) 및 극도(Extreme WBH: 40.5 ~ 42.8도 까지)로 세분화 한 임상치료지침이 수립되어있다.

현재 전신온열요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임상연구는 대체적으로 중등도의 수준인 발열 범위를 39~41℃ 내에서 온열요법의 특성을 이용하여 HSPs를 유도하고, APC의 항원 전달 능력을 활성화함으로써 면역자극 및 면역반응을 통한 면역치료를 강화할 전략적 목표에 임상 연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제 필자는 온열요법이 면역시스템에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지 알아보고자 한다. (2부에서 계속)

각주:

1. Mark W. Dewhirst: 미국 듀크대학교 종합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30년이상 온열연구분야전문가.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 편집고문. 국제학술지 Internationl Journal of Hyperthermia 편집장

2. Elizabeth A. Repasky: 미국 로스웰파크 종합암센터교수, 면역학자. 미국열학회(STM; Society for Thermal Medicine)회장. 전신온열치료연구분야 전문가.

3. APC: Antigen Presenting Cell(항원제시세포), APC는 선천면역계의 과립구(Granulocyte) 및 림프구(Lymphocyte)가 작용하는 적응면역계를 이어주는 세포들로서 당, 지질, 내인성 단백질과 결합하는 화학물질등의 항원 또는 항원과 결합하는 IgG와 같은 항체를 붙잡아 소화시키거나 MHC II(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II)를 통해 보조 T세포에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APC에 대한 기능으로는 단핵구(Monocytes), 대식세포(Macrophage),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및 B세포가 담당하며 DC의 항원전달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4. DC: Dendritic Cell(수지상세포)은 가장 강력한 항원제시세포로서 항원을 포식하여 T세포에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DC는 APC로서 선천성 면역 및 적응성 면역 둘 다 관여하는 중요한 세포로서 나뭇가지처럼 돌기가 뻗어 있어 수지상세포 또는 가지돌기세포라고 한다.

5. 열충격단백질(HSP: Heat Shock Protein): 세포가 외부 자극등에 의한 열 스트레스를 통하여 발현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온열요법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

6. Carl Reinhold August Wunderlich(카를 라인홀트 아우구스트 분데를리히): 독일 의사. 교수. 인간의 평균 체온을 37℃로 측정하였다.

References:

Nathalie van den Tempel, Michael R. Horsman & Roland Kanaar, Improving efficacy of hyperthermia in oncology by exploiting biological mechanisms, IJH., 2016: VOL. 32, NO. 4, 446–454

Skitzki et al., Hyperthermia as an immunotherapy strategy for cancer, Curr Opin Investig Drugs. 2009 June; 10(6): 550–558.

Arindam Sen. et. al., Mild Elevation of Body Temperature Reduces Tumor Interstitial Fluid Pressure and Hypoxia and Enhances Efficacy of Radiotherapy in Murine Tumor Models, Cancer Res; 71(11) June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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