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

비만은 이제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20~30대는 젊다는 이유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시기에 비만에 노출되면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조기 사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젊은 시절의 비만은 건강 문제뿐 아니라 일상과 사회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삶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을 부르는 잘못된 식습관과 영양불균형

특히 20~30대 남성에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동반된 비만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젊은 세대의 달라진 식습관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2022년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2명 중 1명이 아침 식사를 거르고, 하루 총에너지 섭취의 약 30%를 지방으로 섭취했으며,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비율은 10%에 그쳤다. 규칙적인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환경에서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고열량 간식, 음료 등을 자주 섭취하면서 탄수화물과 지방은 과잉되고 비타민, 미네랄 등은 부족해져 영양불균형으로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은 정상이지만 체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의 경우 팔다리가 가는 대신 복부가 나온 체형으로 나타나며, 외관상 건강해 보여 위험성을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내장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에서도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 위험은 증가한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도 비만의 원인

비만은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식습관, 생활습관, 연령,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현대인의 비만은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영양과잉과 활동량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단순당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신체에 지방으로 축적되며, 어릴 때부터 과도한 당분 섭취가 습관화되면 점차 단맛을 더 원하게 되어 과잉 섭취가 이어질 수 있다. 성인에서도 음료 형태나 다양한 음식으로 단순당 섭취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면 부족은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게 하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들은 비만의 위험요인이자 결과로 작용해 우울감, 자신감 저하, 대인기피 등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이 먼저, 그다음 약물이나 수술 고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미 동반질환이 발생한 비만이라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관련 질환 증상과 합병증 위험이 줄어들 수 있어 적극적인 체중조절이 필요하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 식사조절, 운동요법 등 비약물 치료로 체중감량이 되지 않을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BMI 35 이상인 고도비만인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운동,식사,약물)로 효과가 없을 때 비만대사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 다이어트 보조제는 체지방 감소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단기간 사용 시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효과는 줄고 부작용 위험은 커질 수 있다. 또 국내외 증례 보고에 따르면 위장관, 피부관련 이상 반응부터 심장빈맥, 급성간염, 중증 간부전에 이르는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예방을 위한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가공식품보다 원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선택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음료, 고지방·인스턴트·배달 음식, 과도한 음주를 줄이고 살코기·생선·달걀·두부·콩·유제품 중 한 가지 이상을 식사에 포함해 영양불균형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이, 당근, 양배추, 상추, 버섯류, 해조류는 자유롭게 섭취해도 좋으며, 식사는 천천히 해 폭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운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계단 오르기, 짧은 거리라도 걸어서 이동하기,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근력운동 등 생활 속에서 꾸준히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최영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에서 갱년기, 비만, 비만클리닉 등 다양한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