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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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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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중 한약을 먹어야 할지 특히 고민되는 시기들이 있다면 성장기와 노년기, 그리고 여성에서는 산욕기가 있다. 산모가 분만 후에 임신과 출산의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데 6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며 이때 효과적인 회복을 위해서 혹은 합병증 개선을 위해서 한약 복용이 고려된다.
그런데 막상 한약을 지으려니 한약 복용 후에 살찌지는 않을지, 언제 얼마나 먹어야 도움이 되는 건지, 산후풍이 예방되는 건지 궁금한 것이 많다. 고민과 검색을 거듭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산후에 어떤 관점에서 한약이 처방되는지, 복용 시기나 복용법이 따로 있는지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 이수정 교수(한방부인과 전문의)에게 들어보았다.
-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산후 회복
한의학에서는 산후에 ‘다허(多虛)’하여 허함이 많고 ‘다어(多瘀)’하여 정체하기 쉬운 것으로 본다. 산모들은 분만 중 기혈, 특히 혈의 손상이 많아 허약하기 쉽고 자궁수축과 오로 배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어혈이 정체하기 쉬운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산후에 한약은 첫째로 원활한 자궁수축을 통해 오로가 깨끗이 배출되도록 돕고 그 후 산모의 기력이나 붓기, 관절 문제 등의 증상 개선과 예방을 돕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 산후 한약 복용 시기
산후 한약 복용은 이를수록 효과적이다. 산후 처방의 첫 단계인 어혈이 남지 않도록 하는 한약은 산후에 자궁이 수축하면서 오로가 배출되는 시기에 복용한다. 분만 수일 내에 식사가 가능할 때부터 바로 복용을 시작하는 게 좋으며 산후 1~2주 이내, 늦어도 4주 이내까지가 첫 단계 처방의 적기이다. 해당 시기를 지난 후라면 어혈 배출의 단계를 건너뛰고 산모의 기혈을 조리하는 다음 단계 한약을 바로 처방하기도 한다.
- 산후 한약 복용 기간
한약을 얼마나 복용하는 것이 좋은지는 출산 방법과 산모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먼저 처방되는 어혈 배출 한약의 경우 5일 전후, 그다음 기혈 보강 한약의 경우 산욕기 동안 1개월 정도가 추천되긴 하지만 노산, 경산, 제왕절개 등 산후 회복을 지연시킬만한 소인이 있거나 합병증 증상의 정도가 중한 경우 복약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 한약과 모유 수유
산후 한약 복용은 모유 수유와 병행할 수 있다.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한약의 영향은 유의하지 않은 정도로 밝혀져 있을뿐더러 문진 시에 모유 수유 계획의 확인을 통해 약재 구성이 더 조절될 수 있다. 또, 오히려 한약은 수유 계획 대비 모유량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 산모의 기혈과 비위 기능을 북돋아 모유량 증대와 모유의 질 향상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 한약과 다이어트
한약 자체는 열량이 아주 낮아 단순 한약 섭취만으로는 체중이 늘지 않는다. 한약 먹으면 살찐다는 얘기는 한약이 비위 기능을 도와 소화 흡수와 식욕을 호전시켜 섭취량이 늘었던 사람들의 경험담일 확률이 높다. 오히려 산후에는 한약을 통해 정체된 수분 대사를 개선하고 기초 대사량을 회복시키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 한약과 산후풍
넓은 의미로 산후에 나타나는 합병증들을 포괄해 산후풍이라고 하며 신체 관절에 바람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 냉감 등의 외부 환경에 대한 취약함이 특징적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산후 진액 손상 및 기혈 허약이 산후풍의 원인이 되므로 산후 한약 복용을 통해 기혈 보강 시 비특이적 증상들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산후 한약 복용의 필요성
산모는 자연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매년 높아지는 산모들의 출산 연령과 제왕절개 비율은 자연 회복력의 저하와 관련되며 산후 회복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산후 한약 복용은 노산모, 경산모, 제왕절개 산모를 포함해 산후에 대사 저하와 정체가 지속되는 산모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회복책이 될 수 있다.
산모가 한약 처방의 관점과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의사와 소통해서 적절한 시기에 맞춤 치료가 시행된다면 회복 효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산모가 한의학적 치료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잘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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