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 학이 되어 춤과 소리를 노닐다!

명지의료원 김세철 의료원장, 아리랑 보급 위한 '김세철의 풍류' 공연 열어…

김은식 기자 승인 2021.11.08 09:22 | 최종 수정 2021.11.08 09:3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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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의료원 김세철 의료원장

대한민국 비뇨기학의 대부이자 세계적인 명의 김세철 교수가 코로나 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메스가 아닌 춤과 소리를 들고 무대 위에 섰다.

​김세철 교수라고 하면 의료계뿐만 아니라 '푸른 혁명의 주인공'이나 '비타민 의사'와 같은 수식어로 대중에게 너무나 유명한 의사로 현재는 명지의료재단 의료원장으로 의술에 전념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올해 초 깜짝 발표를 했다.

​우리 가락의 무대 '김세철의 풍류, 아리랑과 함께 하는 우리 소리(경기 민요)와 춤!' 공연 계획을 발표한 것.

​사람들은 김 교수의 공연도 공연이지만 춤과 소리의 재능을 감쪽같이 숨겨 왔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소리 7년에 춤 4년까지 도합 11년을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 김영숙 선생과 춤꾼 정주미 선생에게 남모르게 사사를 받고 있었다는 것에 주변에서는 약간의 배신감(?)도 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김 교수의 열정과 주변의 기대로 11월 6일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김세철의 풍류, 아리랑과 함께 하는 우리 소리(경기 민요)와 춤!' 공연이 막을 올렸다.

​11월 1일부터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의 일환인 4단계 거리 두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었지만, 이번 공연에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부터 거리 두기, 인원 제한, 완전 소독 등 철저한 방역 지침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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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대는 '상주아리랑'과 '해주아리랑'으로 열었다.

​괴나리봇짐을 메고 내뱉는 구슬픈 자락에 시작부터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두 번째 마당에는 '금강산 타령과 노랫가락', '밀양아리랑 춤', '청춘가'와 '창부타령'으로 세 번째 마당은 '진도아리랑 춤', '정선아리랑'과 '신고산 타령', '춤이 된 아리랑'으로 이어졌다.

​네 번째 마당은 김 교수가 직접 장구를 연주하며 '제비가'를 불러 또 한 번 그의 숨은 재능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마당은 '입춤(한강수타령)'과 '한오백년 춤', 그리고 '배 띄워라'로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배 띄워라'의 작곡자인 동국대학교 박범훈 석좌교수가 직접 참가해 한층 의의를 더했다.

박 교수는 "민요는 민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소리로 표현하는 삶의 소리이며, 고대로부터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요, 민성民聲은 천성天聖이라 했으니 민요는 하늘의 소리"라며, "그래서 김세철 교수는 '하늘의 소리를 섬기는 의사'"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박 교수는 "의사로서 명성이 하늘과 같은 김세철 선생이 민요를 부르고 춤을 춘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이 믿기지가 않고, '왜 하필이면 민요를 부르느냐, 한국 춤은 또 뭐냐'는 등의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라며, "김세철 선생은 민의 소리를 하늘의 소리로 섬기고 살아온 의사이기에 민의 소리와 몸짓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오늘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부르는 민요 가락과 춤사위가 그 이유를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악 전공자인 나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며, 내 평생 가장 큰 박수를 보낼 뿐"이라며 김 교수를 치하했다.

이번 공연은 주무대 김세철 교수를 중심으로 사회 남태우, 홍희숙 선생, 산대마당예술단 김영숙, 김선경 선생, 재인청예술단 정주미 단장과 김인순, 이종진, 정현숙, 조은비, 강소라, 임민경, 남유성 단원이 무대를, 그리고 안무에는 정주미 선생이 맡았다.

연주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악합주단 '봉은국악합주단'이 초대됐다.
* 박천지(지휘), 홍모운(악장/거문고), 장영주(가야금), 정지훈(대금), 김대환(피리), 김영은(생황), 이강산(해금), 신광수(아쟁), 최성묵(타악), 선보미(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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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애잔하게 들려오는 우리 소리는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깊은 곳에서부터 토해내는 소리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게 하며, 우리 가락에 맞춰 우리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몸이 유연해지며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한다"며, "마음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우리 소리, 발림을 위한 시작한 우리 춤은 이제 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소중한 생활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역마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애환이 담긴 아리랑 곡이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부르고 있지만, 막상 아리랑 곡에 맞춰 즐길 수 있는 대중화된 춤이 없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라며, "마침 정주미 선생께서 아리랑 곡에 맞춘 춤을 창작해 이번 공연에 함께 발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아리랑 춤 보급에 함께 하려 한다"라며 이번 공연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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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번 발표회가 있기까지 소리를 지도해주신 김영숙 선생님, 춤을 지도해주신 정주미 선생님과 재인청예술단, 발표곡 편곡과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해주신 박범훈 작곡가님과 봉은국악합주단, 박동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텝 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감히 발표회라는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은 '늦은 것이 이른 것'이라는 이야기를 금과옥조 삼아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할 때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니 서툴고 실수가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해량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 교수는 다음 공연이 있기까지 춤과 소리가 아닌 의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진료에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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