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까지 이르는 희귀 난치성 안질환, 망막색소변성증이란?
- 이른 나이에도 야맹증과 시야 감소 나타나면 망막색소변성증 의심해야
-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시력 잃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 필수
김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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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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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에서 주인공이 앓고 있는 ‘퇴행성 희귀망막질환’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극 중 이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증상과 유사한 안질환으로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 자극을 감지하여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세포인 광수용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며 발생한다. 이 세포들의 기능 저하는 대부분 유전자 결함 때문에 발생한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30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그중 약 80개의 유전자가 망막색소변성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은 14세에 '퇴행성 희귀망막질환'을 진단받고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데, 망막색소변성증 역시 이르면 10대, 늦어도 40대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어두운 곳에 가면 바로 잘 보이지 않다가 5~10분에 걸쳐 서서히 적응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는 이러한 ‘암순응’ 기능이 저하되어 야맹 증상이 나타난다. 야간 시력 저하는 황반변성, 고도근시, 백내장, 녹내장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나, 망막색소변성증의 경우 더 어린 나이에 정도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물체를 보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시야 감소 역시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악화돼 실명까지 이르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야가 좁아지거나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안저 검사로 망막에 색소 침착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빛간섭단층촬영(OCT)으로 광수용체층이 얇아진 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망막전위도 검사를 통해 광수용체 기능 저하 및 소실 여부를 확인한다. 원인 유전자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도 함께 시행할 수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상 유전자를 대체하는 유전자 치료, 기능이 떨어지거나 죽은 망막세포를 건강한 망막세포로 바꾸는 망막 이식, 손상된 망막세포를 대신하여 망막에 전기적 자극을 유발하는 인공 망막 등 여러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환자마다 원인 유전자가 다르고, 유전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A, 오메가-3, 루테인 등의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시력 보호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가족력이 있다면 과도한 음주나 흡연을 피하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지현 전문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성 질환으로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며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환자들이 상태에 맞게 생활에 적응해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시력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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