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초밥, 이태리를 대표하는 피자라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하나의 음식이 아닌 한식, 바로 문화 자체다. 이 자랑스러운 문화를 꿋꿋이 지켜가는 곳이 있으니 ‘해초록’이 바로 그곳이다.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한 식재료가 있으며,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요리법을 통해 하나의 재료로도 여러 가지 맛을 냅니다. 해초록은 한식이 가진 맛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 해산물이라고 하면 일식의 고급스러움을 떠올린다. 하지만 과연 일식이 최선일까. 통영자연산 활어 전문점 해초록 임갑희 대표는 회의 참맛은 일식이 아니라 바로 한식이라고 자신한다.

우리의 맛과 문화, 그리고 전통을 켜나가며 ‘음식에는 믿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임갑희 대표와 해초록을 MD 저널이 만났다.

음식은 우리의 문화, 자부심으로 지켜간다!


임갑희 대표가 서울에 대치동에 ‘해초록’을 개점을 한 것은 2000년 9월. 임 대표는 이미 부산에서 한식 전문점 ‘삼오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삼오정’은 임 대표가 27년 동안 운영을 해 왔으며, 부산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런데도 임 대표가 서울로 올라온 것은 자신만의 음식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곳에서 회를 먹어보니 일본식 숙성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일본식보다 한식 회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일본식은 대부분 숙성이나 절임이지만 우리나라는 굽고, 삭히고, 삶고 그리고 그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먹습니다. 우리의 맛이 최고라는 믿음을 서울에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임 대표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철학을 지켜갔고, 그 결과는 고객들을 통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갔다. 그리고 해초록은 서울시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으로도 선정되면서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해초록의 첫 번째 특징은 통영 자연산 활어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회는 계절에 맞게 도다리, 참돔, 게르치, 돌돔, 능성어, 농어, 하모, 전어, 광어, 감성돔, 이시가리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각 어종에 맞는 수족관을 준비해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며 바닷물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유지를 한다.

두 번째는 각 요리에 맞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직접 알려준다는 것. 기자 일행이 찾은 날 나온 계절 회는 광어와 도다리 세꼬시였다. 먼저 광어는 회 위에 무채를 놓고 장이나 젓갈을 놓고 먹는다. 도다리 세꼬시는 김 위에 회와 김치를 놓고 역시 장이나 젓갈을 올려 돌돌 말아서 먹는데, 이것은 부산 사람들이 먹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 외에 회는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세 번째는 믿을 수 있는 재료와 조리법. 이곳에 사용되는 채소는 임 대표가 직접 확인하며 찾아낸 최고의 환경에서 재배된 것들이며, 젓갈은 모두 이곳에서 직접 담근다.

이쯤 되면 가히 맛과 멋, 그리고 정성과 신뢰가 모두 갖춰졌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소중한 사람, 귀한 분과 함께 만드는 행복한 자리


해초록은 부산 민락동에 본점, 대치동 안방점, 그리고 삼성동 사랑방·별채 이렇게 세 군데에서 운영된다. 모두 위치는 다르지만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와 ‘정말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갑희 대표는 “어떤 분이 오시던 이곳에서는 모두 소중한 손님입니다. 그분들에게 맛있는 요리로 귀하게 모시는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당연한 도리입니다”라고 말한다.

해초록은 바쁜 점심시간에 급하게 먹고 가는 식당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음식 가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귀한 분을 모신다면 더욱 빛이 나는 곳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이 겨울의 끝자락, 해초록이 전하는 향긋한 바다 내음과 함께 2017년의 새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엠디포스트 김은식 기자 mdpost@mdpost.co.kr 김은식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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