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생활에서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

글 /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동서암센터 박지혜 교수

엠디포스트 승인 2021.02.25 10:33 의견 0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동서암센터 박지혜 교수


암의 치료법은 많이 발전하였지만 아직까지 암을 근절할 수 있는 단독 약물이나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계속해서 암세포가 다양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암을 진단받는 순간부터 환자의 마음 상태와 건강한 생활방식은 회복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4년 암 예방 학술지(Cancer Prevention Research)에서는 건강한 항암 생활지침을 더 많이 따를수록 암 관련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특히 대장암 및 유방암의 경우 위험감소가 더 높았다고 했다

암 환자를 위한 항암 생활에서는 식이 요법, 환경(독소), 운동, 스트레스, 사회적 지지, 수면의 6가지의 요소가 중요하다. 음식, 운동, 수면 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암 환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해서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사회적 지지 부분은 간과하기 쉽다. 사회적 지지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신앙 공동체 등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2014년 콜럼버스 소재 오하이오 주립대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생존자 164명 중 암 치료 전 낮은 수준의 사회적 지지를 가진 여성은 더 높은 수준의 통증과 우울증을 경험했으며 혈액 검사에서 염증과 관련된 수치가 감소하는 것을 보고했다.

2017년 미국의 카이저 퍼머넌트 연구진은 20년간 미국과 중국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는데 사회적 관계가 적었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재발률이 43% 높았으며, 특히 유방암의 사망률은 64% 더 높았다고 밝혔다.

많은 암 환자들이 암을 진단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타인에게 현재의 삶을 활기차게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적 지지를 구축할 때 좀 더 세분화하여 구축하면 좋다.

먼저 실용적 지원이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원에 데려다주기, 장보기, 식사 함께하기, 아기 돌봐주기 등 현실에서 실용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다음은 정보적 지원이다. 정보를 제공 받고 치료과정에 대해 상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요즘은 인터넷에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지만 허황하거나 잘못된 정보도 많기에 이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1차, 2차 병원에 해당하는 암 환자 전문 의료기관에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믿을 만한 의견을 주는 곳을 정해 의학적 정보, 심리적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다음은 감정적 지원이다. 암 환자가 항암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감정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가족이나 주변 지인을 구축할 수도 있지만 없더라도 요즘은 암 환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서로 나눌 수도 있기에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암 환자들은 항암 생활 중 간혹 항암 생활이 잘 지켜지지 않는 날을 보낼 때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음식 요법을 잘 지키지 못한 날에는 명상이나 요가 등 운동을 늘려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너무 빡빡하게 생활지침을 정해놓으면 나약한 자신을 탓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 한계 앞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어 금방 지치게 된다. 이럴 때 주변에서 항암 생활을 하는데 현실적인 도움이나 감정적인 지지를 해주는 사회적 지지가 탄탄하다면 항암 생활을 유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암 환자들에게는 생활방식의 변화와 기존의 암 치료가 합쳐지면 이 자체로도 강력한 치료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생활방식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엠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