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성교정학의 대중화를 선도해가는 한국발성교정협회가 지난 6일 서울 The-K 호텔에서 '제10회 춘계 한국발성교정학술대회'를 실시했다.
한국발성교정협회는 의학과 음성학을 접목시킨 학문인 발성교정학(Vocology)을 연구하기 위해 故 남도현 협회장을 주축으로 실용음악가와 뮤지컬 가수, 성악가, 그리고 음성을 연구하는 의학자들과 함께 2015년 결성한 단체다.
현재 한국발성교정협회는 수준 높은 전문성을 갖춘 발성교정사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100여 편에 달하는 발성교정학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학술 단체다.
한국발성교정협회 박선아 협회장은 학술대회에 앞서 "한국의 발성교정학을 위해 애쓰던 故 남도현 협회장(이하 남 협회장)의 빈자리가 여전히 많이 느껴지지만, 여러 이사들과 많은 회원의 도움으로 협회는 더욱 견고해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그동안 절판됐던 '호흡과 발성'을 이사들의 노력으로 다시 개정판을 출간하게 됐는데, 이처럼 한국발성교정협회는 남 협회장의 부재에도 멈춰서 있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협회장은 "현대사회의 직업적 음성 사용 비중의 증대 및 그에 따른 수요에 따라 각 학문의 분야에서 더욱 학술 연구의 진보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국내 음성 기능 영역에서 발성교정분야가 대중화 및 선도화에 앞장서기를 바랐던 남 협회장의 바람대로 올해 역시 수준 높은 많은 논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전의 초청 강연과 오후 논문 발표 세션으로 진행됐다.
초청 강연 첫 번째 시간에는 제일이비인후과 최홍식 대표가 'MR 영상을 이용한 발성과 조음 과정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대표는 발성과 조음의 객관적인 검사법에 대해 ▲전자내시경, ▲전기성문파형검사, ▲방사선검사법, ▲CT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 조만간 성악가의 가창 과정을 MR 영상으로 담아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시간에는 가수 손승연 씨가 강사로 나와 '음성치료의 감각적 활용방법'을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간의 고충과 극복 과정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세 번째 초청 강연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언어청각치료학과 최철희 교수가 '발성교정에 있어서 청각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의했다.
최 교수는 듣기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외이, 중이, 내이 등 귀와 청각에 대한 다양한 구조와 기능을 소개하고, 학문적으로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친근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다.
오후에는 1부와 2부로 나눠 회원들이 그동안 준비한 1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먼저 1부에서는 이영준의 '발성 시 과대비성으로 보이는 성우지망생을 대상으로 흉강고정기법 전·후의 비음치와 음향학적 지표 비교', 이동원의 '흉강고정과 가성(Falsetto)을 이용한 발성훈련이 두성구에서 전기성문파형그래프와 성대접촉률 및 주관적인 음성평가에 미치는 영향', 차경미의 '설압자를 이용한 /우/ 모음 발성이 여자 성악가의 흉성구에서 성대접촉률과 소리 강도에 미치는 영향', 황윤미의 '발성기능 향상을 위한 Appoggia 벨트의 개발 및 효과', 김누림의 '핀치 어택을 이용한 발성 훈련이 여자 중성구에서 성대접촉률과 피치브레이크 개선에 미치는 영향', 이기륜의 '산화질소 대사체 섭취가 음성 및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종합적 지표 분석'까지 6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어 2부에서는 노정애의 '음성기능이 저하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발성교정 훈련 프로그램의 효과', 이고운의 '발성마스크 훈련이 발성에 미치는 효과 - 성대접촉률, 피치브레이크, 전기성문파형 변화를 중심으로', 김예지의 '60세 이상 남자를 대상으로 탁구공을 이용한 목열기 발성 훈련 전후 성대접촉률 및 음향학적 지표의 즉각적인 변화', 성연재의 '/s/sound를 이용한 호기 훈련의 지속적 시행을 통한 발성능력 변화: 사례연구', 이지현의 '발성기관의 세팅 훈련 전과 후의 음성 변화의 비교', 최보윤의 '흉성구 가슴 진동 검사를 위한 휴대용 진동가속계 YV400의 응용'까지 6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번 초청 강연과 총 12편의 논문 발표로 진행된 학술대회에는 250여 명의 발성교정사 및 예비 발성교정사가 참석해 협회의 내실은 물론 외형까지 확장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협회를 창립하고 남도현 발성법을 창시한 故 남도현 협회장의 2주기 추모식은 '호흡과 발성' 개정판의 출간 기념식과 함께 진행됐다.
남 협회장과 최홍식 대표의 공저인 '호흡과 발성'은 호흡 및 발성 지식을 의학적인 접근을 통해 주관적인 오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발성적 오류를 줄이고, 이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고차원의 발성테크닉까지 다룬 성악가에서부터 많은 음성직업인의 필수 교과서다.
남 협회장은 이 책의 머리말을 통해 "성악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발성 스승은 대체로 비전문적이거나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되고, 또 성악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 예비적 판단을 하는데 확신을 가질 수가 없어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음악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처음 시작 단계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된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하고, 신체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나 대개는 이 처음 단계에서 많은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집필 이유를 2007년 초판에서 설명했다.
이어 남 협회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어진 발성지식들은 의학적인 접근에 의해 구체화되고 그 원리와 방법에 대해 많은 답을 줄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답을 얻길 원하며 그동안 성악 교사들의 주관적인 오해나 발성기법에 대한 몰이해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발성적인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이 책에서는 원리와 방법을 분석해 기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성악공부를 시작한 지 어언 30년이 됐으며, 이탈리아에서의 유학생활, 음악대학 성악과에서 약 13년 지도 경험, 음성언어의학연구소에서의 연구원 및 교수로서, 또 음성장애를 가진 일반인이나 음성직업인 성악가들을 치료하는 발성치료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발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고 이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동저자인 최홍식 대표는 머리말을 통해 "성악을 전공으로 하는 분들과 교류 및 공동 연구를 통해 '호흡과 발성'이라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술기를 익힐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후두학' 및 '음성언어학'을 연마하는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음성언어의학연구소에서 같이 근무하는 성악 전공의 남도현 교수와 같이 '호흡과 발성' 책자를 발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음성장애 혹은 언어장애를 일으키는 많은 질환이 잘못된 호흡과 발성에 의해 발생되거나, 치료 후에도 잘못된 습관에 의해 병이 재발되는 경우가 흔해 의학적인 병소의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잘못된 '호흡 및 발성'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수없이 경험한 바 있다"며, "호흡과 발성에 대한 성악적 및 의학적 방법론을 망라한 이 책이 보다 나은 발성을 추구하는 여러 분야의 분들과 음성의 이상이 생겨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 그리고 치료 일선에 있는 음성언어치료사와 이비인후과 의사 및 의학도들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책자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당신이 보고자 했던 것들, 이제는 우리가 이뤄가겠습니다!
한국발성교정협회 박선아 협회장 Interview
최근 학회의 근황에 대해 알고 싶다.
협회로써 가장 좋은 소식은 지난해 10월 13일에 있었던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과의 협약식입니다. 이 협약을 통해 발성교정사 3급 자격증 과정을 한양대학교에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1학기는 기초과정이고 2학기는 심화과정으로 2024년 1학기부터 발성교정사 3급 자격증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발성교정사 3급 과정이 너무 호응이 좋아 이번 2학기에는 한 학기에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동시에 수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따라서 1년이 걸리던 발성교정사 3급 과정을 한 학기에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협약을 통해 과정개발 및 인프라 구축, 발성교정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 그리고 기타 양 기관과 상호발전에 필요한 사업의 공동 행사 추진 등 발성교정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발성교정사 3급과 2급의 차이는 무엇인가.
발성교정사 3급 과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1대 1 레슨 정도는 가능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죠. 그 과정이 끝나면 2급 과정을 공부하게 됩니다. 2급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비로소 전문 발성교정사로 활동할 수 있는 거죠.
1, 2급의 경우 전문 발성교정사로서 병원 혹은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지만 3급은 말씀드린 대로 자기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3급을 취득해야 1, 2급을 도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한국발성교정협회에서는 2급을 바로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이 있습니다. 발성교정 공부가 어려워 망설이거나 부담되는 분들께는 3급 과정을 추천합니다. 3급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정판을 낸 '호흡과 발성'에서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호흡과 발성'의 초판은 2007년도인데, 당시 남 협회장님과 최홍식 교수(당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께서 공동으로 집필하셨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상당히 큰 호응을 얻었던 교과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출판사에서 개정판에 대한 제의를 했고, 이사들과 논의를 해서 다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크게 변한 것은 없고, 오탈자 수정이나 발성학적 변화에 따른 용어 정리 등이 달라진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개정판도 개정판이지만 수개월 동안 '호흡과 발성'을 다시 보면서 이사들에게는 새로운 공부모임이 될 수 있어 매우 좋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남 협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좋은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는데, 노력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자면…
먼저 협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사들과 간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학술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강기석 이사와 황윤미 연구 간사가 논문 경험이 부족한 분들을 위해 강의를 통해 준비시키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습니다. 남 협회장이 계실 때는 직접 논문을 지도하면서 큰 보람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그 수고를 그분의 제자인 이사들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 협회장이 계실 때는 1년에 두 번 학술대회를 열었지만, 지금은 한 번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논문을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협회는 발전하고 있고, 또 이제는 우리의 힘으로 잘 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남 협회장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던 것을 이제는 우리가 시스템으로 만들어 당신의 제자들이 훌륭하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남 협회장도 이 모습을 보면 굉장히 뿌듯해할 것입니다. 아울러 그분이 이루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제자 선생님들이 충분히 이뤄낼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작권자 ⓒ 엠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