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통합의학’

임상통합의학암학회 김순기 회장 interview

김은식 기자 승인 2022.11.25 12:02 의견 0

▲임상통합의학암학회 김순기 회장

암 환자 200만 시대, 이 수치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8 대한민국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한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 국민 25명 중 1명은 암에 걸렸다는 뜻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암은 한국인 사망원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암 발생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초대형 병원들은 5년 생존율이 늘어났다고 목이 터지라고 외치고, 암 치료 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며 침이 마르게 자랑하고 있다. 물론 5년 생존율 증가와 기술의 발전은 칭찬해 마지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암 환자의 처지에서 보자면 과연 이 말이 모두 자신의 상황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5년 생존율이 늘어났을 뿐, 넓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암 환자의 사망률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3대 표준치료라고 말하는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이후에는 소위 말하는 현대의학에서는 더는 해줄 것이 없다.

암 환자들은 3대 표준치료가 끝나면 병원 밖으로 내몰리게 되고, 그 이후에는 암 치료 전문병원을 찾거나 홀로 외로운 투병을 시작해야 한다.

이처럼 현대의학적 치료를 마친 암 환자들이 외로운 싸움을 하지 않도록, 그리고 암 병원에게 올바른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한 학회가 있으니, ‘임상통합의학암학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임상통합의학암학회는 의사와 한의사가 모여 양·한방 통합의학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암 치료의 효과는 물론 암 환자의 통증 감소를 통한 삶의 질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는 학회다.

외국에는 현재 이미 통합의학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통해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인식 부족과 직역 간의 대립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엠디포스트는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통합의학에 대해 임상통합의학암학회 김순기 회장을 통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임상통합암학회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본 학회는 암을 공부하거나, 현재 암 치료를 하고 있는 의사와 한의사들이 양·한방의 경계를 없애 암을 치료하는 데 있어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아 암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한 학회입니다. 매년 2회 학술대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회 300여 명 이상의 회원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학술대회지는 국회도서관에 등록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국내 암 환자의 추이에 대해 알고 싶다.

2000년 무렵에는 매년 10만 명 정도 발생했고, 2010년에는 20만 명으로 증가했고, 그리고 현재까지 매년 20~25만 명 정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30대 미만에서 유방암이나 위암 등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여러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으며, 국가 통계에 의하면 5년 생존율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3대 표준치료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1900년 말부터 암에 대한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이 수술이었고, 다음으로는 화학적 항암, 제일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장치가 개발되어 방사선 종양 치료가 시행되어 획기적으로 암 치료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이 세 치료법을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암 치료의 도구로 이용하게 되면서 3대 표준치료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면역 항암치료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3대 표준치료에 추가해 4대 암 치료 방법으로 일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3대 표준치료 외에는 정식 치료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뜻인가?

표준 요법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암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암 치료기전이 확실하지 않고, 치료율도 치료자마다 달라 FDA나 각 국가의 보건의료 정책기관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3대 표준치료에도 완벽하지는 않을 텐데, 이에 대한 학회의 견해는?

현재 표준치료는 암을 사멸시키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수술 후 암이 더 퍼졌다든지, 항암 주사나 방사선 치료 후에 다른 암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본 학회는 암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 환자의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의 보완·대체 치료기관도 같은 의견입니다. 암을 가진 신체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몸이 좋아져 암이 더는 크지 않게 만드느냐는 관점에서 치료해야 진정 환자가 암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몸에 독소가 많이 있거나 영양 상태가 부족해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암 발생의 원인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레이먼드 프랜시스 박사는 그의 저서 '암의 스위치를 꺼라'에서도 '암의 원인을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미비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통합의학이 떠오르고 있는데, 통합의학의 뜻을 알고 싶다.

통합의학은 질병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신체의 기능을 좋게 하는 방법에 있어서 국가가 인정하는 획일적인 법이 아니라 각 개인의 특성에 맞게 치료하는 학문입니다. 저희는 암 치료를 하기 때문에 통합종양학이라고 표현하는데, 기존의 표준 암 치료에 덧붙여 심신치유, 천연물, 그리고 생활 습관 교정을 활용해 치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치료할 때 의사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해 치료를 선택하고 지지하게 해주는 치료법입니다.

통합의학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탁월하게 수술을 잘하는 외과 의사, 보험이 되어 적은 치료비만으로도 시행할 수 있는 항암 주사요법을 시행하는 종양 내과 의사, 최신 장비를 가지고 치료하는 방사선 종양학자들을 존경하고 우선시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또 암에 걸리고 난 후 처음 만나는 의사가 이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말이 마치 암 치료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이 치료자들이 암 치료에 진정으로 중요한 영양, 운동, 심신치유 등 생활개선 치료 방법을 날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이 치료자들은 자신의 전문 영역인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외에 다른 치료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대체 요법에 대해 모른다는 말 대신 부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환자는 생명이 다할 때까지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데,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외국에서는 꼭 현재 전문가의 치료 방법이 완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더 공부하고 치료 방법을 공유하려는 문화가 있어 보완·대체요법이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환자와 대화해보면 우리나라도 많이 변하고 있고, 자기 주체적인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암 치료에 근거와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는데도 급여로 인정받지 못하는 약제가 많이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 기관에서 소수의 암 환자가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해서 쉽게 약제들을 인정하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급여 인정을 엄격하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한 여러 구강 투여 영양제들이 몸에서 대사를 활발하게 해 독소를 제거하고 부족한 영양 상태를 호전시켜 준다는 논문은 매우 많습니다. 암 환자에게 국가에서 정밀하게 제조하게 해 비타민 C, 고용량 비타민 B, 셀레늄이나 아연과 같은 미네랄이 포함된 영양제들을 암 환자에게 비급여를 적용해 공식적인 치료에 포함시킨다면 적은 비용으로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치료의 기본은 염증과 활성산소를 없애는 것인데, 이런 영양제를 사용하지 않고는 효과를 빠르고 정확하게 낼 수 없습니다.

통합의학의 발전 방안과 임상통합의학암학회이 역할과 다짐에 대해 말해달라.

이제는 국가에서 보완·대체요법에 대해 여러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을 충분히 모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해 국가가 철저히 검증하고, 암 환자의 경제적 고통을 덜기 위해 믿고 처방받을 수 있는 치료 약물을 선택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본 학회에서도 대학병원과 암 치료병원, 그리고 암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최대한 빨리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한방이 영역 간 대립이 아닌 협업을 이뤄내고, 자신의 의학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과 모름을 인정해 암 극복의 디딤돌을 마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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