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악성 뇌종양환우모임의 희망편지 1

엠디포스트 승인 2020.07.17 04:40 | 최종 수정 2021.02.18 12:53 의견 0

얼마 전 본지에 한 뭉치의 편지 다발이 전달되었습니다. 뇌종양환우모임에 환자의 보호자들이 직접 손으로 적어 내려간 편지들이었습니다. 수술, 방사선 치료, 면역치료, 재활 치료 등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 왔던 환자들, 하지만 악성 뇌종양은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지금 마지막 희망은 코미녹스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높은 현실의 벽에 많은 뇌종양 환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하루하루 고통으로 투병 중인 악성 뇌종양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들의 편지를 게재하고자 합니다.

코미팜 회장님께…

▲소아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강준모 어린이안녕하세요, 저는 강준모 어린이의 엄마입니다.
준모는 아프기 전에는 배려심이 많고 본인보다는 친구들, 동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였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 하라는 건 무조건 1등으로 하는 친구, 언제나 모범이 되는 준모였습니다. 한자와 수학을 좋아하면서 특히 레고를 무척이나 좋아해 나중에 커서 레고 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가득한 아이였습니다.

2017년 4월 말, 결혼기념일 여행으로 강원도 1박 2일 가족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중 준모가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모래사장에서 자꾸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준모에게 물어보니 여행 오기 전날에 학교에서 3학년 형아가 계단에서 뛰어 내려오고 1학년인 준모랑 부딪쳤다고 합니다. 처음 이야기를 듣고 담임 선생님께서 따로 연락을 주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근육이 놀라서 그런 것이라도 생각했습니다.

치료를 위해 동네병원과 한의원에서 검사를 받고 침과 약을 처방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며칠이 지나도 차도는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나빠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분당제생병원에서 MRI를 찍었습니다. 결과는 소아 뇌종양, 그것도 예후가 안 좋다는 뇌간종양이라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MRI를 찍고 나서 그날 밤부터 폭포 같은 구토가 시작되었고, 준모에게 왼쪽 편마비가 생겼습니다. 넘어지기 전날까지 체육대회 연습한다고 뛰어다니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되면서 너무나도 슬퍼하면서 점점 아이는 말이 없어지고 친구들과 만남도 거부하고 울기만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오진이길 바라며 제생병원에서 준모를 봐주실 수 있는 교수님이 차병원에 계신다고 바로 연락을 주셔서 MRI 판독지를 다시 받았고, 결과는 같으며 수술밖에 답이 없으며, 수술한다고 해도 100% 제거는 불가능하다는 말에 일단 퇴원했습니다.

절대 아닐 거야! 수술 말고 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양성자 치료를 통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에 119를 타고 삼성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삼성병원 재검사 결과는 차병원과 같은 결과!
삼성에서는 수술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며, 할 수 있는 게 방사선 치료이며, 권하지는 않지만, 부모가 원하면 해주겠다고 하여 양성자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양성자 치료를 하면서 아이는 구토로 잘 먹지 못한 상태인데 스테로이드 약을 먹으니 점점 얼굴이랑 몸이 부었습니다. 그 모습에 아이는 점점 사람들이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아 외출도 싫어했습니다. 양성자 치료 후 한 달도 안 되어서 수두증이 왔고, 수두증 수술 후 좋아지나 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는 고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쳐가고 먹으면 구토하고…

또다시 반복되는 생활이 되어 다시 차병원에서 진료받고 종양 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카페와 밴드를 통해 더욱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고, 수술 후 면역치료와 재활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이 되어 면역치료와 재활 치료를 열심히 진행하였습니다.

종양 제거 수술 후 2주 후부터 악착같이 재활을 시작했습니다. 준모가 통곡하면서 울어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재활한 결과, 혼자 앉을 수 있고, 그다음은 부축하면 한 걸음씩 걷기 시작했습니다. 왼쪽 손의 기능이 아예 없는 상태인 주먹만 쥔 강직 상태여서 재활의학과 교수님이 보톡스 처방을 내려주셨는데, 준모의 “내가 더 열심히 재활해보면 안 될까?, 보톡스 안 맞아도 되지 않을까? 점점 자신감이 생겨요”라는 말에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2018년 겨울… 심한 독감으로 타미플루를 먹고 차츰 체력이 떨어지더니 걷는 것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해서 바로 MRI를 찍어보니 무서운 녀석이 생겼다고 합니다. 절대 오면 안 되는 그 무시무시하고 무서운 재발이 준모의 피나는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치료를 위해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혈소판 부족으로 매번 5팩씩 혈소판 수혈을 받으면서도 재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갑자기 얼굴이랑 다리가 붓는 것이 이상해 동네 소아과를 가서 X-ray를 찍으니 폐렴이 생긴 것 같으니 준모의 본병원으로 빨리 가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바로 차병원 응급실을 가서 검사해보니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폐부종이 왔다고 합니다. 폐부종으로 2주 중환자실. 중환자실 2주 동안 아이는 물 한 모금 못 먹으면서 금식을 했습니다. 수액과 소변량을 비교해서 소변량이 덜 나오면 수액마저 금지시켰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조금 괜찮은 거 같다는 소견으로 일반병실로 왔는데 밤만 되면 맥박이 40으로 떨어져 밤새 잠을 못 자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준모의 체력은 밑바닥까지 떨어져 앉지도 못하고 머리를 제대로 들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준모는 “내가 노력을 해서 조금이나마 좋아지면 다시 나빠지니 모든 게 무섭고 노력은 배신 안 한다고 했는데…”하면서 울었습니다.
폐가 한번 나빠지니 잘 때마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졌습니다. 2주의 금식으로 인해 연하 쪽이 약해져 물도 연화제를 타서 먹지 않으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언제나 연화 재활을 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재활 열심히 하고 노력하면 좋아지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 또다시 시련이 닥쳤습니다.
며칠 전 MRI를 찍었는데, 설마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다른 쪽에 새로운 게 보인다고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열심히 노력하는 준모에게 왜 이렇게 가혹한지 너무나 아프네요.
지금까지 방사선 치료를 2번이나 받은 준모에게 또다시 방사선 치료가 잡혔습니다. 이 방법 외엔 답이 없다고 하시네요.

2월 4일 화요일부터 방사선 치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금 편지 쓰는 2월 1일은 준모의 생일인데, 밴드의 삼촌을 통해 코미녹스 치료제에 대해 들었고, 회장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준모 인생의 제일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준모의 예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장님 도와주세요.

강준모 환아의 보호자 강성민, 조윤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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