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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으로 내몰린 암 환자들, 복지부와 대형병원 횡포 규탄
등록날짜 [ 2019년11월29일 12시39분 ]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암 환자 회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전입원 무전퇴원' 집회를 열고 정부와 상급종합병원을 강력 규탄했다.

현실을 무시한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입원 정책과 대형병원의 횡포로 치료의 기회조차 뺏기게 생긴 암 환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왔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대표 김성주)는 21일 2시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전국 암 환자 회원 2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유전입원 무전퇴원’ 집회를 열고, 정부의 잘못된 제도와 암 환자의 강제퇴원을 종용하는 상급종합병원을 규탄했다.

이날 김성주 대표는 “암 수술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반강제로 퇴원한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대형병원을 통원하며 힘겹게 항암·방사선 치료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지난 11월 1일부터 ‘산정 특례’가 아니라 ‘상급병원 특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암 환자들이 진료비 폭탄을 맞아 치료를 표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유전입원 무전퇴원’을 강요하는 복지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동안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암 환자들은 본인부담금 산정 특례제도에 따라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며 상급종합병원으로 통원치료를 해 왔다.

하지만 지난 11월부터 개정된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때 요양병원으로부터 ‘외래진료동의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은 외래진료동의서를 제출한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에게 진료비 전액을 수납한 후 요양병원에 진료비납부영수증을 제출해 정산받으라고 강요해 결국 암 환자들이 요양병원도 마음 놓고 입원할 수 없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가 대형병원을 통원하며 1회당 40만 원인 방사선 치료를 30회 받았다면 11월 이전까지는 총진료비 1,200만 원의 5%인 60만 원만 부담해 왔다. 그런데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 시행 후에는 암 환자가 1,200만 원을 선납하고, 몇 달 뒤 요양병원에서 1,140만 원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진료비에는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선납할 능력이 있냐는 것.

▲정부와 상급종합병원의 행태에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암환자권익협의회 김성주 회장
이 때문에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암 환자 20여 명이 고액의 항암·방사선 치료비를 선납할 능력이 없어 집단으로 요양병원에서 퇴원하는 일도 발생했고, 이런 일이 앞으로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상급병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부득이하게 처치 및 수술·방사선 치료 등을 받을 때 ‘진료를 의뢰한 요양병원에서 진료비를 청구한다’는 보건복지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진료비 전액을 받아야 한다”고 항변하지만, 이에 대해 김성주 대표는 “건강보험법 제44조 1항에 요양급여를 받는 자는 비용의 ‘일부(본인일부부담금)’를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상급병원의 이러한 행태는 건강보험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행정해석을 편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번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의 반대는 요양병원 역시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와 같은 입장이다.

대한암치료병원협의회 문창식 회장은 “수술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쫓겨나듯 퇴원한 암 환자들이 요양병원을 찾는 것은 당연한데 이들에게 고액의 치료비를 선납하고 후에 정산받아야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고, 그런 제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치료에 전념해야 할 암 환자들에게는 금전적 스트레스는 암세포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고, 이것은 복지부가 암 환자의 죽음을 종용하는 태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 측은 “일부 요양병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약값을 아끼기 위해 외래진료를 보내고 있다”며, “요양병원이 부담할 치료비를 건강보험에 떠넘긴 꼴”이라며 요양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회장은 “복지부는 일부 요양병원의 문제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해석하고 있으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요양병원의 비리를 막겠다며 암 환자를 병원 밖으로 내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암 환자의 위급 상태를 대비해 나온 인천 H 요양병원의 모 원장은 “병원에서 편안하게 치료를 받고 있어도 모자랄 암 환자들이 추운 거리에서 환자복만 입고 핫팩과 방한 모자에 의지해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에 안타깝다”며, “정부는 대형병원의 눈치만 보지 말고 진정 암 환자를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현실을 직시하고 제도를 개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이날 집회에서 성명서를 통해 ▲정부 당국은 암 환자를 포함한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부득이하게 상급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건강보험법에서 정한 본인일부부담금만 납부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 ▲정부는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상급병원에서 진료받으면 원내처방하도록 해 원외 처방으로 인해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할 것,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비 전액 부담을 강요하는 상급병원을 강력히 처벌해 환자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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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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