잤는데 안 잤다고 우기는 병, 수면착각증후군

- 수면착각증후군, 만성불면중 환자 두명 중 한명 '악순환' 고통
???????-?불면증 오인 수면제 복용 주의, 꼭 수면다원검사로 확인 후 치료해야

김은미 기자 승인 2021.04.29 20:50 의견 0


64세 이모씨는 밤이 무섭다. 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신과를 찾아 수면제 처방까지 받았지만 증세는 개선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수면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이씨는 검사 결과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전혀 잠들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검사 영상에서는 분명히 자고 있었다. 이씨는 수면착각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만성불면증으로 고통받는 환자 두 명 중 한 명이 수면착각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다. 서울수면센터에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수면다원검사로 불면증 진단을 받은 200명(남성 95명, 여성 105명)의 만성불면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잠을 잤지만 잠을 안 잤다고 착각한 환자, 즉 수면착각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 65%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잠을 자고도, 잠을 못 잤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수면다원검사 후 설문조사 했더니 실제 수면시간의 30%도 안 잤다고 답한 경우가 41%, 30~50%만 잤다고 답한 경우가 18%, 50~70%만 잤다고 답한 경우는 20%였다. 불면증 환자 중 상당수가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잠을 못 잤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수면착각증후군은 수면 중 여러 가지 원인으로 빈번히 깼을 때 특히 심하게 나타난다. 수면착각증후군의 원인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소리 없는 코골이인 상기도저항증후군 등 수면호흡 장애가 68.5%, 팔 또는 다리가 떨리는 수면장애인 사지운동증후군이 23%, 기타가 8.5% 등이다. 실제로 많이 자고도 적게 잤다고 생각할수록 수면무호흡증 지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을 착각하는 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중 각성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 또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비율로 수면을 착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낮에 과도하게 졸려 교통사고 우려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가 빈번히 깨면, 마치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수면의 질이 만족스럽지 못해 낮 동안에도 늘 피로하고 무기력하며 항상 피로감을 느낀다.

수면착각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이를 수면부족으로 착각해 더 많이 자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밤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이 커져 오히려 질 좋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면착각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낮 시간대 업무 성취도가 크게 떨어지고, 운전 중 과도한 졸림 현상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잠을 자려고 하는 과정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게 되면 우울증, 고혈압 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특히 수면호흡장애를 가지고 있는 수면착각증후군 환자가 검사 없이 불면증으로 오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 중 호흡 기능이 더 떨어져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먼저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정확한 원인파악이 우선이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로 수면의 질, 수면단계, 수면장애 등 수면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하고 치료방향을 잡을 수 있다. 현재 수면다원검사는 건강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 진료를 통해 가능여부를 확인하고 검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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